예술의 모든 것을 참조하세요. CC NOW CC ME! "음악 잡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와중에 음악 잡지를 준비하는 건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 남필우, ⟪BGM⟫ 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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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뉴스레터 MARCH 28,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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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님께,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셨나요? 저는 모처럼 봄을 맞이해 경쾌한 음악들로 리스트를 짜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사실 막바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진작부터 봄바람 살랑이듯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들을 듣고 있었지만요. 요즘은 각자의 취향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문화가 활발해진 것 같아요. 사람들을 맞이하는 공간들에서도 저마다의 특색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고 있고요. 문득 어릴 적 친구와 이어폰을 나누어 끼우곤 함께 음악을 듣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몰랐던 음악도 새로 알게 되고, 리스트가 채워지는 만큼 일상도 충만해지는 그런 느낌. 음악을 공유한다는 건 그런 감각적이고 섬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여섯 번째 CC NOW에서 소개하려는 주인공은 음악 플레이리스트로 출판물을 만들고, 다양한 필진을 만나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뮤직 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BGM⟫의 남필우 편집장입니다. 일상에서 늘 음악과 함께하는 낭만주의자와의 인터뷰, 함께 들어볼까요?
from 에디터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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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웍스 아트코에서 발행 중인 ⟪BGM⟫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남필우ㅣ⟪BGM⟫은 일 년에 한 번 발행하는 뮤직 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 ‘일상 속 음악이 필요한 순간’을 주제로 삼아 음악을 일상 가까이 둔 사람과 장소, 문화를 담습니다. 그와 더불어 지면에 소개되는 모든 필진에게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받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QR코드를 함께 싣고 있어요. 음악을 들으며 내용을 한층 풍부하게 감상하도록요. 휴일에 듣는 음악을 주제로 한 1호 ‘DAY OFF’, 잠들지 못하는 밤을 다룬 2호 ‘SLEEPLESS’, 각성의 순간을 조명한 3호 ‘WAKE UP’까지 발행했어요. BGM의 ‘Back Ground Music’처럼 일상의 배경이 되는 음악들을 주제에 맞게 수집하고 있습니다.
⟪BGM⟫을 함께 제작하는 뮤지션 스탠딩 에그와 합류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서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도 이야기해 주세요.
남필우ㅣ스탠딩 에그의 에그 2호님이 생각한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어요. 제가 필름 사진 매거진 ⟪hep.⟫을 출간하던 시기였어요. 음악 잡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와중에 음악 잡지를 준비하는 건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이란 키워드를 엮고, 이미 수많은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던 에그 2호님의 콘텐츠들을 지면에 담는 역할을 제가 수행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에그 2호님은 발행인, 저는 편집장으로 BGM을 시작했습니다. 첫 호를 발행한 날부터 지금까지, 발행인 에그 2호님의 아이디어들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하
⟪BGM⟫에는 다양한 필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물을 선정하고 섭외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남필우ㅣ대부분의 매체가 그러하듯 제일 치열한 부분인 것 같아요. 발행인, 편집장, 에디터, 포토그래퍼 등 구성원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이 모두 다르듯 취향과 미감도 다르기에, 그동안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수집해 둔 인물들을 주제에 맞춰 구성합니다. BGM 팀에는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해도 또한 높은 크루들이 모여 있다 보니 섭외와 소통에 원활해요. 덕분에 다양한 인물들을 섭외하고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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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WAKE UP' 발행 기념 전시 전경 ©남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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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SLEEPLESS' 발행 기념 전시 전경 ©남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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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님의 일상에서는 언제나 음악과 사진이 함께하리라 짐작됩니다. 그것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즐기고, 작업물로 만들어 내는지 궁금해요.
남필우ㅣ맞아요. 일과 개인의 삶이 어느 정도 일치되는 부분이라 좋은 점이 꽤 있습니다. 특히나 저는 음악, 미술 작품, 사진을 꽤 많이 접하는데요. 이게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음악은 아트웍의 영감으로, 아트웍은 사진으로, 사진은 다시 떠오르는 음악으로 연계되어 제 안에서 작용해요. 편집장이면서 편집 디자인까지 담당하다 보니, 이 모든 것은 디자인을 구성하는 데 큰 힌트가 됩니다. 음악에서 질감이 느껴지고, 사진에서 선율이 느껴지는…… 이런 저, 괜찮은 거 맞죠?
잠시 사진 작업물에 대해 더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BGM⟫에 수록되는 사진들은 어떤 사진가와 작업하시는 건가요?
남필우ㅣ김지윤 사진가와 정찬웅 사진가의 사진들로 지면을 꾸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지윤 사진가는 ⟪BGM⟫의 비디오 에세이를 담당하는 뮤직비디오 감독이기도 합니다. 두 사진가의 작업에서는 섬세하면서 때로는 무심한 듯 러프한 질감이 나와요. 각기 다른 느낌을 지닌 사진들이 한데 어우러져 ⟪BGM⟫만의 느낌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고 너무 좋습니다.
믹스테이프 버전인 BGM Mix는 음악이 주는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 하는 아이디어 같아요. 최근에는 신문 형식의 BGM Post도 배포하고 있죠. 편집장님이 지향하는 ‘낭만주의자’의 감성이 담긴 결과물인가요?
남필우ㅣ하하. 그렇게 연결되겠군요. 제가 정의하는 이 시대 낭만주의자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몇 명 있는데요. 에그 2호님도 그런 결의 사람입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것들이 더 멋지게 존재했으면 하는 마음을 늘 품고 있고, 뮤지션으로서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에그 2호님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은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거든요. 정확히 성향은 서로 다르지만, 흥미로운 일들을 함께 도모하는 것이 즐거워요. 그러다 보니 아날로그적 물성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형태들을 제작하게 되었나 봐요. 최근 발행한 타블로이드 형태의 BGM Post는 그 정점에 있는 발행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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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팀이 손수 그린 그림으로 채우는 타블로이드 형식의 배포물 ©남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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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프릳츠(Fritz)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BGM Mix Vol.1(왼쪽) ©프릳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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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믹스테이프에서는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이 눈에 띄어요. 특정 브랜드와의 만남은 꽤 규모가 있는 작업이 될 텐데, 매거진과는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는지 궁금합니다.
남필우ㅣBGM Mix는 기획 단계부터 브랜드와 함께 세밀한 논의를 거쳐 탄생합니다. 마치 브랜드를 대표하는 향을 만들 듯,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성을 음악이란 소재로 번역하고 풀어내요. 다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브랜드의 아트 굿즈로 보일 수 있어서 그 부분을 제일 신경 쓰고 있어요. 저희가 주목하는 건 브랜드 이름보다 브랜드가 알리고 싶어 하는 본질에 대한 접근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필진은 해당 브랜드에 소속된 인물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균형 잡힌 콘텐츠로 발행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문화가 활발해졌어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각자의 리스트를 나누고 그것에 공감하는 이런 문화에 참여하신 적 있나요?
남필우ㅣ얼마 전까지 ‘Letters’라는 이름의 채널을 운영했어요. 각자의 사연과 음악을 이메일로 받아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죠. 기본적으로 ⟪BGM⟫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예술을 좋아하거나 그 사이에 포함된 사람들이에요. 누군가는 음악을 만들고, 누군가는 영상을, 또 누구는 에세이를, 그리고 디자인을 다루어요. 그렇게 자기 관심사에 속한 모든 예술이 뒤섞여 이야깃거리를 만듭니다. 그중 음악 플레이리스트는 아주 작은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결국 본인의 취향이 깃든 것들을 수집하고 공유한다는 점이 본질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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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일상 이야기를 텍스트와 종이로 전하는 작업은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개념과 또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음악을 다루면서 텍스트와 종이를 선택하신 이유, 출판의 작업에서 느끼는 매력과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남필우ㅣ흔히들 하는 이야기지만, 웹 콘텐츠로 텍스트를 소비하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출판, 특히 독립 출판 시장에서는 더 뾰족한 매력과 지향점을 가진 출판물이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고 있어요. 굳이 어렵게 책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렇기에 금방 휘발되는 자료가 아닌 내 공간 한구석, 책장 한편에 물리적으로 존재하게 만들면 본연의 가치가 조금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디까지나 개인적 생각일 뿐이지만, 그 작은 기쁨으로 계속해서 책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출판 외에도 많은 역할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그림 구독 서비스 플랫폼 ‘핀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는 어떤 방식으로 일상 속 예술을 다루시나요?
남필우ㅣ대부분 핀즐을 그림 구독 플랫폼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더 큰 범위의 아트 에이전시 사업을 다루고 있어요. 매월 발행되는 그림 구독이 입문자를 위한 사업이라면, 한정판 작품과 원화 작품은 그림에 깊은 취향이 생긴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소속 작가와 독점 계약한 IP 기반의 B2B 비즈니스는 여러 기업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작가의 작업 방식과 작품 그리고 그들의 지향점을 보고 있으면 맥락이 그려져요. 예를 들어, 매일 같은 시간 알람을 맞추는 것부터 루틴에 따라 일상을 시작하는 사람들 모두 한 치의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 아티스트와 다를 게 없어 보이거든요. 그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과 근거가 있는 행위는 예술적으로 느껴집니다. 하나의 작품이 컬렉터에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다는 자체가 이미 제 삶을 예술로 만들어 주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매호 발행될 때마다 전시나 북토크가 열리죠? 최근 로컬스티치에서 열린 북토크에서는 청음 시간이 준비되었고요. 이번 행사에서는 어떤 음악을 선정했는지, 독자와 만난 현장 이야기와 그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남필우ㅣ이번에 로컬스티치에서 운영하는 스틸북스 회현에서 ‘Welcome to the BGM World’를 주제로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BGM⟫의 지향점을 기조로 한 세계관을 나누기도 했고, 청음 시간도 가졌어요. ‘오디오 테크니카’와 협업하여 행사 전후에 저희의 추천 바이닐(LP)을 들어볼 수 있도록 턴테이블과 헤드폰을 현장에 구비했습니다. 에그 2호님은 Panda Bear의 ‘Praise’, 저는 Roland Faunte의 ‘Hand over Hand’를 집에 돌아가면서 듣기 좋을 음악으로 추천하고, 함께 들어보았어요. 평소 접하기 드문 일들을 도모하여 실현해 벌이는 것이 대단하다는 칭찬이 들려와 내심 뿌듯했던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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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Magazine #03 "Wake Up"
BGM 매거진 편집부
폴라웍스 아트코, 2024
₩ 21,000 |
BGM Mix Vol.5 "Seochon"
BGM 매거진 편집부
폴라웍스 아트코, 2024
₩ 1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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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Seneka》
참여작가 김보미, 김시온, 이도엽, 정유진
기간 2025.4.10(목) - 5.7(수)
장소 더레퍼런스(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4길 44)
주관∙주최 더레퍼런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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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에서는 4월 10일(목)부터 5월 7일(수)까지 전시 ⟪세네카⟫가 열립니다. ‘세네카’는 ‘책등’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야기를 감추고 있는 책등처럼, 이번 전시는 전달되지 못한 이야기와 망설임에 주목합니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참여 작가 4인의 작업을 통해, 미처 고백되지 못한 것들과 침묵이 머무는 자리에서 전해지는 감각적인 여운을 느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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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는 어떤 의미인가요?
‘참조하라’는 뜻의 더레퍼런스 뉴스레터 약자입니다
아티스트처럼 세상을 발견하고 탐색하고 공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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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2F T. 070-4150-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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