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모든 것을 참조하세요. CC NOW CC ME! "작은 시작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예술을 내 삶 안으로 들이겠다는 선언입니다."
- 이성주, MDMPLUS 디자인개발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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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뉴스레터 FEBRUARY 28, 2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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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에는 공간을 채우는 책들 사이로 포스터와 사진 작품이 함께 걸려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서점 이봉 랑베르와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제작한 아트워크, 낸 골딘의 사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포스터는 공간의 분위기에 한 끗을 더합니다. 책을 고르던 손님이 종종 액자를 가리키며 묻습니다. “이건 어떤 작가의 작품인가요?”
벽에 걸린 한 장의 포스터, 프레임 속 사진 한 점은 조용히 시선을 붙들고, 이야기를 더합니다. 그렇게 예술은 일상 안으로 스며들어요. 작품을 소유하기보다 예술을 삶의 한 켠으로 들여놓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스몰 컬렉터’라 부릅니다. 작은 선택으로 자신의 감각과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 사람들이죠.
2026년 이번 호부터 CC NOW에 새로운 연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이성주’ 스몰 컬렉터예요. 예술을 일상에 들여놓는 사람들의 선택과 시선을 차분히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호주머니에는 어떤 예술이 깃들어 있나요?
from 더레퍼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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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앞으로 스몰 컬렉터의 이야기를 전할 이성주입니다. 오늘은 정식 연재의 포문을 여는 내용으로 뉴스레터를 써 보려 합니다. 저의 ‘호주머니 컬렉션’의 시작을 떠올리면서요. 여느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하루, 조용한 파장이 시작되던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작은 시작은 늘 조용합니다. 딸과 함께 갤러리에 갔던 어느 날이었죠. 전시장을 한 바퀴 다 돌고 나오려다, 유독 발걸음을 붙잡는 그림 앞에서 다시 멈춰 섰습니다. 한 번 보고 지나치는 작품이 아니라, 몇 번이고 돌아가 보게 되는 그런 그림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그림을 집에 들여도 될까?”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쉽게 지나치지 않고 그 감정을 조금 더 책임져 보고 싶어졌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 그림은 자꾸 떠올랐습니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마음 한편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었던 거죠.
아마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좋아하는 것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순간이요. 그때는 그 선택이 제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그날 이후 제 선택의 기준은 달라졌습니다. 값과 효율 대신, 제 마음의 방향과 가치를 먼저 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기준을 세우는 일이 제 삶을 조금 더 주도적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당신에게도 몇 번이고 다시 돌아보게 되는 장면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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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강강훈, Blue Danube, oil on canvas, 31.8×31.8cm, 2018, (우)유현경, Family Portrait, oil on canvas, 90×90cm, 2023.
예술에 슬슬 관심을 가졌을 무렵, 용돈을 모아 호주머니 컬렉션을 시작했어요. 미래 가치를 예상하며 투자하듯 컬렉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장한 것들을 다른 이들도 접할 수 있게 기회를 여는 것이 목적이었죠. 그런 생각들로 제가 선택한 작품들은 곧 저의 시선과 생각을 보여 주었어요. 자연스레 저만의 컬렉팅 철학이 정리되었죠. 그렇다고 해서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아요. 저는 스스로를 ‘스몰 컬렉터’라고 소개합니다.
‘스몰 컬렉터(small collector)’라는 말은 단순히 ‘작은 작품을 모으는 사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그보다 더 넓은 세계관이 담겨 있어요. ‘예술을 즐기고, 삶의 한 켠을 기꺼이 내어 주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란 뜻으로 말이죠. 집 안에 들어온 그림 한 점은 벽을 채우는 것을 넘어 나의 감각을 흔들고, 나의 일상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습니다. 그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죠. 그 과정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됩니다. 그렇게 담아 온 생각들을 그러모아, 스몰 컬렉터로 살아가는 저의 이야기를 몇 문장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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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age Gallery 깊은에서 열린 전시 <이성주의 호주머니 컬렉션> 준비 전경, 2025.
“작품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나와의 연결’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흔히 작품의 가치를 가격표나 유명세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진짜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 내 마음이 그 작품과 얼마나 닿아 있느냐에서 비롯돼죠. 예를 들어, 부모님이 물려주신 안경이나 오래된 시계를 떠올려 보세요.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낡은 물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보물이 됩니다. 그 안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지요.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만의 사연과 감각이 얽혀 있을 때 비로소 진짜 가치가 생깁니다.
“작은 시작이 가장 큰 용기다.” 컬렉팅은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갤러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드로잉, 여행지에서 집어 든 엽서 한 장, 신진 작가의 판화’ 같은 작은 만남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첫 작품을 구매할 때 망설임이 많았습니다. ‘내가 이걸 사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하지만 그 작은 그림 하나가 집에 걸리자, 제 공간과 삶이 달라졌습니다. 작은 시작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예술을 내 삶 안으로 들이겠다는 선언입니다.
“예술은 일상 속에서 숨 쉰다.” 예술은 미술관이나 특별한 전시장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방 한 켠에 걸린 그림 한 점이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나의 하루를 다른 빛으로 채워 주거든요. 저는 이 과정을 사랑에 비유하고 싶은데요. 처음엔 설레고 두근거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지요.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자주 들여다보지만, 시간이 흐르면 무심해집니다. 하지만 그림이 사라졌을 때, 그 빈자리를 선명하게 느끼게 되죠. 예술에 큰 관심이 없던 아내가, 전시 준비로 집에 있던 작품들이 잠시 옮겨졌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림은 언제 다시 집에 돌아와?” 그 말을 듣고 깨달았습니다. 작품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동반자라는 것을요.
“예술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다.” 컬렉팅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작품을 소유한다는 건 물건을 확보하는 개념과 달라요. 그것은 작가와의 대화, 작품과 함께 보낸 시간, 그리고 나만의 해석을 쌓아가는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사탕의 달콤함도 좋지만, 그것을 건네준 부모님의 마음을 아는 것이 더 깊은 의미를 갖듯 작품 역시 눈앞의 이미지보다 그 이면에 담긴 작가의 삶과 철학을 만날 때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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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강강훈 작가와 스튜디오에서, 2021 ⓒ강강훈, (우)데이비드 퀸 작가와 가나아트한남에서, 2019.
“나의 컬렉션은 나의 자화상이다.” 내가 고른 작품들은 결국 나를 보여 줍니다. 처음에는 그저 ‘좋아서’ 모으던 것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흐름과 이야기를 갖게 돼요. 그 안에 내 취향, 내 가치관, 내 세계가 담기는 것이죠. 그래서 컬렉팅은 남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사람들의 취향을 좇다 보면 정작 나의 이야기는 사라지거든요. 내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을 고르는 것, 그것이 나만의 자화상을 완성하는 길입니다.
“예술은 투자보다 먼저 위로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투자’와 연결지어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작품의 가치가 오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결과일 뿐, 본질은 아닙니다. 저는 작품을 볼 때 이렇게 묻습니다. “이 작품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 작품은 내 마음을 어떻게 다독여줄까?” 때로는 지친 하루를 위로하고, 때로는 질문을 던지며, 때로는 조용히 곁을 지켜 주는 것. 이것이 예술이 주는 진정한 힘입니다. 벽에 걸린 그림 한 점은, 은행 통장 속 숫자보다 훨씬 깊은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은 나눌 때 더 살아난다.” 작품은 혼자 소유할 때보다 나눌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전시에 내놓거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작품은 대화의 문을 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작은 전시를 열어 제 방 안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반응과 해석들이 쏟아졌어요. 누군가는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발견했죠. 그때 알았습니다. 예술은 나눌 때 비로소 살아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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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age Gallery 깊은에서 열린 전시 <이성주의 호주머니 컬렉션> 전경,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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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컬렉터는 거대한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소한 감각으로 일상에 예술을 들이고, 작품과 관계 맺으며 때로는 나누는 사람이죠.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태도입니다. 작은 시작에서 출발해 나와 작품을 연결하고, 삶의 풍경 속에 스며들게 하는 것. 그것이 제가 믿는 스몰 컬렉터의 철학입니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가까이 숨 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컬렉션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내 호주머니에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작은 걸음으로 시작하는 걸로 충분하답니다. 마음에 끌리는 작가를 만나고, 그 작가의 작품을 마음속에 담아 보세요. 그 순간이야말로 컬렉터로서의 첫 시작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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𝗧𝗵𝗲 𝗥𝗲𝗳𝗲𝗿𝗲𝗻𝗰𝗲 𝗕𝗼𝗼𝗸 𝗚𝗮𝗿𝗮𝗴𝗲 𝗦𝗮𝗹𝗲
더레퍼런스의 서가에 머물러 있던 책들을 정리합니다. 올해로 9년차를 맞이한 더레퍼런스는 지금까지 저희 공간을 찾아온 분들에게 다양한 아트북을 소개해 왔습니다. 국내외 도서를 특별한 가격으로 만나는 이번 개러지 세일(Garage Sale)은, 더레퍼런스가 5년간 운영한 서울시립미술관 예술 서점을 마무리하며 그 공간을 채웠던 책들을 함께 살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더레퍼런스의 책들이 새로운 곳에서 또 다른 시간을 이어 가기를 바랍니다.
개러지 세일 이후에 새롭게 단장한 더레퍼런스의 모습도 기대해 주세요.
𝗨𝗽 𝘁𝗼 𝟰𝟬% 🟢 Green 10% 🟡 Yellow 20% 🔵 Blue 30% 🔴 Red 40%
기간: 2026년 2월 25일(수) - 3월 11일(수) 장소: The Reference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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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는 어떤 의미인가요?
‘참조하라’는 뜻의 더레퍼런스 뉴스레터 약자입니다
아티스트처럼 세상을 발견하고 탐색하고 공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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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2F T. 070-4150-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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