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모든 것을 참조하세요. CC NOW CC ME! “한국의 디자인과 일본의 제조가 결합된 새로운 흐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반갑다는 피드백이 인상적이었요.”
- 구오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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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재치 있는 한국의 젊은 디자인 듀오. 그리고 거의 집요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장인 정신으로 움직이는 일본의 가구제작 회사 이탈(EETAL).
이 둘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솔직히 말하면, 그건 이미 센세이션을 일으킬 준비가 끝난 조합처럼 보였습니다.
작년 도쿄에 갔을 때였습니다. 요즘 도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 중 하나인 SKWAT에서 《HIKOU(飛行)》 전시를 마주했죠. 일본어로 ‘비행’을 뜻하는 이 이름은 단순한 컬렉션 타이틀이 아니라,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구오듀오와 일본의 정밀 판금 가공 팀 이탈이 함께 만들어낸 도약의 선언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둘 사이의 온도 차이였는데요.
한국 특유의 빠른 감각과 유머, 동시대적인 디자인 언어. 반면 일본 제조 현장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디테일과 기술의 밀도. 서로 다른 속도를 가진 두 팀이 충돌하듯 맞물리면서 묘하게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었거든요. 전시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지금 진짜 세대교체가 시작되고 있구나.’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 더레퍼런스는 《HIKOU》를 함께 만든 두 팀을 차례로 만나봅니다. 먼저 형태를 상상하고 감각을 설계하는 쪽, 디자이너 구오듀오의 이야기입니다.
from 더레퍼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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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OU> 전시 전경 모습 (좌) 일본 SKWAT 공간 (우) 서촌의 서울 전시 전경
일본 도쿄의 SKWAT에서 열린 전시 〈HIKOU〉에 이어 서울의 〈HIKOU〉까지 여정을 이탈과 함께했네요. 양국에서 전시를 개최한 소감이 어떤가요?일본과 한국, 두 나라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듣고 체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는 탄탄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충실히 전달한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반응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만큼 과정마다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기에, 그 태도와 밀도를 전시를 통해 최대한 온전히 전달하고 싶었죠.
한국에서는 특히 일본의 정교한 장인정신과 기술력에 대한 익숙함을 바탕으로, 이러한 제조 기반의 회사와 한국 디자이너가 협업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한국의 디자인과 일본의 제조'가 결합된 새로운 흐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반갑다는 피드백도 인상적이었어요. 많은 분이 이러한 맥락과 의도에 공감해 주신 것 같아 의미 있게 느껴졌고, 저희 역시 현재 다양한 일본의 제조회사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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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금은 보통 결과물 뒤에 가려지는 산업이다. 하지만 HIKOU는 그 공정과 제작 과정을 숨기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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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EETAL) 공장에서 제작 공정을 살펴보는 현장 모습
HIKOU 컬렉션의 디자인 콘셉트와 이를 구현하는 데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이번 HIKOU 컬렉션에서는 단순히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제작 과정 자체를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자 했어요. 공장을 견학하는 동안 베넥스의 장인정신은 물론이고, 이탈 프로젝트 팀에서 전달한 “공장 제작자들에게 다시 제작의 즐거움과 도전 정신을 되살리고 싶다”는 메시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거든요. 이를 바탕으로 금속 판재의 절단, 절곡, 용접, 도장, 조립에 이르는 일련의 공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했습니다. 각 공정의 제작자들이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도록 구조와 디테일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HIKOU’는 일본어로 ‘비행’을 의미합니다. 이름처럼 가볍고 견고한 알루미늄을 중심 소재로 삼았고, 형태적으로는 종이비행기에서 착안한 디테일을 반영했어요. 동시에 이탈과 저희가 협업을 통해 함께 도약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컬렉션은 체어, 스툴, 벤치, 테이블로 구성되며, 모든 제품은 조립식 구조로 설계되어 효율적인 운송과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실내외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했고요.
도쿄에서는 SKWAT에서, 서울에서는 서촌의 아담한 공간에서 동명의 전시가 열렸어요. 각각의 장소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제품은 단순히 진열대 위에 놓여 있을 때보다 실제로 사용될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 왔어요. 사용되는 과정 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피드백과 장면들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그런 점에서 도쿄의 SKWAT는 카페와 전시장의 기능이 함께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HIKOU의 제품들이 실제로 사용되며 공간을 구성하는 동시에, 프로젝트의 배경과 과정까지 함께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중앙 기둥을 기준으로 한쪽은 카페, 한쪽은 전시장으로 나누며 새로운 동선을 설계하기도 했고요.
서울에서는 또 다른 고민이 있었습니다. SKWAT 전시 이후 SNS와 여러 매체를 통해 제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반응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접근성과 가시성을 우선으로 고려했고, 브랜드 인지도 확장과 실제 판매 가능성까지 함께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근 디자인 신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서촌 일대를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되었고, 좋은 공간과 연결될 수 있었어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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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보다 ‘제작 과정의 리듬’을 먼저 디자인하는 구오듀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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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오듀오가 구상한 가구 드로잉과 완성된 HIKOU 컬렉션의 일부
구오듀오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하는 데 이탈의 기술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이탈과 협업하게 되었나요?이탈은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프로젝트이지만, 모회사인 베넥스는 일본에서 지하철 안내판이나 야구장의 대형 전광판 등 다양한 기물을 제작해온 오랜 역사의 판금 정밀 가공 회사예요.
공장 견학 당시 각 공정의 제작자들이 자신의 기술과 작업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총괄을 담당하는 고시로 기노시타 씨가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들려주었는데, 그 부분이 협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회사 구성원과 판금 산업의 제작자가 다시 제작의
보람과 사용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판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
보통은 가격이나 목표 시장, 판매 전략 같은 외부 요소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탈은 먼저 내부의 동기와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따뜻하고 진정성 있게 느껴졌어요. 그 방향성에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었고, 함께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버섯 균사체나 나무, 재활용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를 다루었고, 이번에는 금속을 사용했어요. 재료의 물성과 가공 방식이 달라지면서 작업 프로세스나 디자인 접근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산업 디자이너에게 재료는 셰프의 요리 재료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공 방식이 달라지고, 어떤 공정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구조와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재료를 다룰 때 항상 그 물성과 잠재적인 가능성을 먼저 탐구하는 것에서 출발하죠.
이번 금속 작업에서는 특히 정밀한 가공과 반복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어요. 이전에 다루었던 균사체나 목재, 재활용 플라스틱이 비교적 유기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를 포함하고 있었다면, 금속은 더욱 명확한 공정과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밀도 있게 설계할 수 있었어요. 재료의 물성을 드러내기보다 가공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구조와 디테일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이러한 차이가 디자인 접근 방식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었습니다.
1년 반에 이르는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을 내기까지 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거라 짐작되는데요. 제작 단계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볍지만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어요. 약 1년 반의 개발 기간 동안 수십 차례에 걸친 프로토타입을 반복적으로 제작했어요. 알루미늄은 가볍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조적인 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에 형태와 구조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을 써야 했죠. 판재의 두께, 절곡 각도, 접합 방식, 에지 처리까지 테스트하며 최소한의 구조로 최대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자 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금속 가구가 주는 차갑고 딱딱한 인상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였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의 디테일을 넣어 따뜻하고 편안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으로 방향을 구체화했어요. 등받이의 경우, 좌판과의 연결을 전체가 아닌 하단 일부에만 용접하여 사용자가 앉았을 때 뒤로 유연하게 젖히도록 설계했어요. 반복 사용 시 분리될 위험을 고려해 여러 차례의 프로토타이핑을 거쳐 강도와 두께의 균형을 정밀하게 조정한 결과, 약 2만 회 이상의 반복 젖힘 테스트를 통과하는 구조를 구현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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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가 구오듀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이번 프로젝트는 디자이너와 제작자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전 프로젝트에서는 디자인이 먼저 제시되고 그에 맞춰 제작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각 공정의 제작자분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서로의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죠. 제작 과정에서의 제약이나 가능성이 오히려 새로운 디자인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설득력 있는 형태와 구조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처음 공장에서 만난 이후 1년 반이 지나 최종 결과물을 촬영하기 위해 다시 공장을 방문했을 때, 그동안 온라인 미팅으로만 만나던 분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는 순간 마치 오랜 친구나 가족을 만난 것처럼 느껴졌어요. 일을 통해 관계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감정까지 공유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특별한 경험이었죠.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뿌듯해하는 제작자들의 모습을 보며, 이 프로젝트가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되었음을 실감했습니다.
앞으로 구오듀오가 확장해 보고 싶은 영역이 있을까요?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넘어 영역을 폭넓게 확장하고 싶어요. 전자 제품이나 스피커, 자동차와 같은 산업 제품 디자인에도 도전하고 싶고, 더 나아가 호텔, 레스토랑, 전시장과 같은 공간을 우리의 제품을 기반으로 구성하는 작업에도 관심이 있어요. 우리에게 제품과 공간은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경험이에요. 그러한 관점에서 앞으로는 제품에서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일관된 디자인 경험을 만들어 나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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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ference Note
- 구오듀오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공장으로 향했습니다.
- 도면보다 먼저 본 것은 제작자의 손이었고, 스펙보다 먼저 확인한 것은 그들이 일에 임하는 태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협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합니다. HIKOU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 다음 호에서는 같은 프로젝트를 이번엔 제작자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봅니다. 일본의 정밀 판금 가공 팀 이탈(EETAL)이 말하는 기술과 협업, 그리고 제조의 감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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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는 어떤 의미인가요?
‘참조하라’는 뜻의 더레퍼런스 뉴스레터 약자입니다
아티스트처럼 세상을 발견하고 탐색하고 공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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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2F T. 070-4150-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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